김목사의 매일묵상(9월 17일)_ "이 바보같은 사랑" (사무엘하 1장)

김하연목사 0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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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묵상할 말씀: 사무엘하 1장 (본문 중 1~4절, 17~27절을 인용합니다) 

1 사울이 죽은 후에 다윗이 아말렉 사람을 쳐죽이고 돌아와 다윗이 시글락에서 이틀을 머물더니

2 사흘째 되는 날에 한 사람이 사울의 진영에서 나왔는데 그의 옷은 찢어졌고 머리에는 흙이 있더라 그가 다윗에게 나아와 땅에 엎드려 절하매

3 다윗이 그에게 묻되 너는 어디서 왔느냐 하니 대답하되 이스라엘 진영에서 도망하여 왔나이다 하니라

4 다윗이 그에게 이르되 일이 어떻게 되었느냐 너는 내게 말하라 그가 대답하되 군사가 전쟁 중에 도망하기도 하였고 무리 가운데에 엎드러져 죽은 자도 많았고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도 죽었나이다 하는지라

 

(중략)

 

17 다윗이 이 슬픈 노래로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을 조상하고

18 명령하여 그것을 유다 족속에게 가르치라 하였으니 곧 활 노래라 야살의 책에 기록되었으되

19 이스라엘아 네 영광이 산 위에서 죽임을 당하였도다 오호라 두 용사가 엎드러졌도다

20 이 일을 가드에도 알리지 말며 아스글론 거리에도 전파하지 말지어다 블레셋 사람들의 딸들이 즐거워할까, 할례 받지 못한 자의 딸들이 개가를 부를까 염려로다

21 길보아 산들아 너희 위에 이슬과 비가 내리지 아니하며 제물 낼 밭도 없을지어다 거기서 두 용사의 방패가 버린 바 됨이니라 곧 사울의 방패가 기름 부음을 받지 아니함 같이 됨이로다

22 죽은 자의 피에서, 용사의 기름에서 요나단의 활이 뒤로 물러가지 아니하였으며 사울의 칼이 헛되이 돌아오지 아니하였도다

23 사울과 요나단이 생전에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자이러니 죽을 때에도 서로 떠나지 아니하였도다 그들은 독수리보다 빠르고 사자보다 강하였도다

24 이스라엘 딸들아 사울을 슬퍼하여 울지어다 그가 붉은 옷으로 너희에게 화려하게 입혔고 금 노리개를 너희 옷에 채웠도다

25 오호라 두 용사가 전쟁 중에 엎드러졌도다 요나단이 네 산 위에서 죽임을 당하였도다

26 내 형 요나단이여 내가 그대를 애통함은 그대는 내게 심히 아름다움이라 그대가 나를 사랑함이 기이하여 여인의 사랑보다 더하였도다

27 오호라 두 용사가 엎드러졌으며 싸우는 무기가 망하였도다 하였더라

 

* 함께 나누는 찬양: 세상 모두 사랑 없어 (찬송가 503장)

 

- 오늘부터 10월 말까지는 사무엘하를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스라엘 왕조의 역사를 다룬 사무엘기 가운데 사무엘상은 사사시대를 지나 마지막 사사이기도 했던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 이스라엘 왕조가 세워지고 초대 왕 사울의 즉위와 전성기, 타락과 폐위 그리고 두번째 왕인 다윗왕이 세워지자마자 전임 왕 사울의 시기와 질투로 인한 도망과 피난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 왜 사울이 폐위되었습니까? 하나님께서 주신 이스라엘의 번영과 승리를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것이 아니라 사울 자신이 영광을 받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는 하나님이 정하신 제사장의 질서까지 자기 맘대로 이용하려고 했다가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폐위를 당하게 된 것입니다. (삼상 15:24~35) 그러나 안타깝게도 왕에서 쫒겨난 사울의 삶은 피폐해졌습니다. 자기 뒤를 이어 급성장하고 있는 다윗의 모습을 보며 끊임없는 시기와 분노 속에 자신의 삶을 망쳐야 했고, 급기야 하나님이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의 인생을 망쳐버리고 만 것입니다. (삼상 16:14) 이렇게 하나님을 떠난 인생의 결과는 피폐해져버리고 만 것입니다.

 

- 이스라엘의 1-2대 왕인 사울과 다윗과의 관계는 아주 특별했습니다. 사울이 초대 왕이었던 시절, 이스라엘이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의 위협앞에 있었을 때 하나님의 능력으로 물맷돌 다섯개로 골리앗을 물리쳤을 때 사울은 다윗을 눈여겨보았습니다. (삼상 17:55~58) 그 덕에 사울은 자기의 딸 미갈을 다윗에게 주어 다윗의 아내로 삼게 되었습니다. (삼상 18:17~30) 사울의 아들이었던 요나단은 다윗의 둘도 없는 절친이었구요. (삼상 18:1~5) 이처럼 사울과 다윗은 가족으로 맺어질 만큼 굉장히 끈끈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새의 막내 아들이었던 평범한 소년 다윗이 하루 아침에 이스라엘의 위대한 영웅이 되고, 사울 왕족의 사위가 되었으니까요.

 

- 그런데 사울과 다윗은 장서관계(장인과 사위)이면서도 전임왕이자 후임왕이면서도 라이벌 관계였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사울은 다윗의 승승장구를 그렇게 싫어했기 때문이죠. 그 당시로써는 다윗을 블랙리스트로 찍어버리고 죽이기 위해 온갖 발악까지도 벌였던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사무엘상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사울의 위협을 피해 도망했던 상황 속에서 다윗에게도 복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복수의 칼날을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기름부으신 사람을 내가 어떻게 감히 해할 수 있겠는가?' 하면서 복수하지 않고 그냥 사울의 옷자락만 살짝 베어 왔지요. (삼상 24:1~22)

 

- 그런데 오늘 본문에 보니 다윗의 애증관계였던 사울과 다윗의 절친이자 사울의 아들인 요나단과 이스라엘 군대가 길보아산에서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비참하게 패배하여 죽고 말았습니다. (삼상 31:1~13) 시글락에서 아말렉과의 전투를 마친 다윗은 이스라엘 진영에 있다가 돌아온 아말렉 청년으로부터 사울과 요나단이 죽었음을 보고하게 됩니다. (삼하 1:1~4)

 

- 사울과 요나단의 전사소식을 들은 다윗은 황당해하며 아말렉 청년에게 묻습니다. "네가 어떻게 하여 이 사실을 알게 되었냐?" 그러자 아말렉 청년은 자신이 길보아 산에 올라갔었을 때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처참한 중상을 입은 사울을 보게 되었고 사울이 자기를 죽여달라고 부탁하자 사울을 죽이고 사울의 왕관과 팔에 있는 고리를 벗겨서 다윗에게 가져오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삼하 1:5~10) 어쩌면 아말렉 청년의 마음 속에는 다윗과 애증의 라이벌관계인 사울을 죽여서 사울의 물품을 다윗에게 가져와 보고하게 된다면 분명 다윗으로부터 큰 상을 받게 될 것이라 예상을 하고 아주 의기양양하게 보고했을 것입니다.

 

- 그런데 왠일입니까? 아말렉 청년의 예상과 다르게 사울과 요나단의 전사소식을 들은 다윗은 옷을 찢으며 통곡했습니다. 비참하게 패배한 이스라엘 민족의 아픔을 생각하며 통곡했겠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기름부음받은 자로 늘 여기며 존중히 여기려고 했던 자신의 장인어른 사울 왕의 죽음 앞에 그는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하며 금식합니다. (삼하 1:11~12) 그리고는 아말렉 청년에게 사형을 명령합니다. 하나님이 기름부음받은 자를 죽였다는 그 죄 때문에요. (삼하 1:13~16) 그리고 다윗은 사울과 요나단을 애통해하며 슬픔의 노래, 애가를 부르게 됩니다. (삼하 1:17~27)

 

- 오늘 본문의 다윗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참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자신의 원수가 죽었는데 슬퍼할 수 있다니요. 아마 저같아서도 그렇게 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다윗의 모습이 정말 바보스럽게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의 넓은 사랑의 마음을 소유했기에, 비록 자신의 원수 사울로 인해 억울하게 도망다녔던 오랜 시간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넓은 마음을 품었고 훈련되었기에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용서의 열매로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통해하며 장례를 치뤘던 것을 보게 됩니다.

 

- 하나님의 사랑앞에는 용서받지 못할 죄도 없고, 품지 못할 사랑도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하나님과 원수되었던 우리를 위해 자기 아들을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신 그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지도록 기도합시다. (롬 5:1~10 참고) 사랑은 훈련하는 것입니다. 내가 품지 못한 사람까지도 품기 위해 훈련하고 더욱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할 때, 우리는 예수님을 닮은 넓고 큰 마음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오늘 다윗은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큰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사랑이 나를 살리고 이웃을 살립니다. 우리 모두 사랑의 사람이 됩시다. 

 

* 함께 드리는 기도: 하나님! 가까이하기도 싫고 만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 저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이 사랑하라 하셨기에 사랑하려고 합니다. 오늘 자신의 원수였던 사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통해했던 다윗처럼, 하나님과 원수되었던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죽임당하신 예수님처럼까지는 못한다 할 지라도 예수님의 넓고 큰 사랑, 흉내라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 사랑으로 나도 살고 이웃도 살리는 사랑의 사람 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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