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16일자 보도 내용입니다. <“사랑과 정성이라는 조미료만 듬뿍 담았어요”>

정성주 0 2,090
 

 

육군5사단 1신병교육대대 사기충천

창성교회 나눔봉사단이 14일 육군5사단 1신병교육대대를 방문, 장병들에게 나눠 줄 짜장
면을 만들고 있다.

“타다닥! 타다닥!” “치~이익!”

 장맛비가 전국을 적신 14일 오전 10시. 경기 연천군 육군5사단 1신병교육대대 취사장이 여느 토요일과 달리 분주한 모습이다.

 감자를 깎고, 양파와 양배추를 썰고, 고기를 볶고…. 식감을 자극하는 소리와 향기가 2시간 동안 계속되고 입에 침이 고일 무렵 훈련병들이 식당으로 모여들었다.

 전날 만들어 숙성시킨 반죽을 면으로 뽑아 펄펄 끓는 물에 넣자 훈련병들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가마솥을 응시했다. 쫄깃하게 익은 면발을 찬물에 헹궈 그릇에 담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소스를 붓자 짜장면이 완성됐다. 훈련병을 포함한 1신병교육대대 장병 900여 명은 인공조미료 대신 사랑과 정성을 듬뿍 첨가한 짜장면 한 그릇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4주차 교육훈련에 접어든 민재환 훈련병은 “이렇게 맛있는 짜장면은 정말 처음”이라며 “궂은 날씨에도 먼 길을 오셔서 짜장면을 만들어 주신 여러분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최강의 전사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군 장병들에게 사랑의 짜장면을 제공해 사기를 높여 주는 봉사자들이 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 창성교회 나눔봉사단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 달에 두세 번씩 육·해·공군 및 해병대 각급 부대를 돌며 군 복무에 지친 장병들에게 맛있는 점심 한 끼를 만들어 준다.

 장제한 담임목사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나눔봉사단은 이날 대형 트럭 2대에 식자재를 가득 싣고 부대를 찾았다. 이들이 준비한 재료는 밀가루 220㎏, 양파 220㎏, 감자 40㎏, 돼지고기 30㎏. 돈으로 환산하면 약 300만 원에 달한다. 이들은 장병들이 1200인분의 짜장면을 순식간에 해치우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창성교회 나눔봉사단이 짜장면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다. 요양원과 복지회 등 어르신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던 이들은 2004년부터는 군부대를 중점 대상으로 삼았다.

 나눔봉사단과 5사단 1신병교육대대는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 9월 부대를 처음 방문한 나눔봉사단은 부하를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당시 대대장 김성권(학군28기) 중령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나눔봉사단은 이후 빠듯한 봉사 스케줄 속에서도 부대를 자주 찾고 있다.

 특히 이날 짜장면 봉사에는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부에서 근무 중인 김 중령과 부인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김 중령은 “비록 짜장면 한 그릇이지만 나눔봉사단은 부모의 마음으로 장병들을 위하고 있다”며 “부대 안에서 오랜만에 먹는 짜장면은 장병 사기증진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창성교회 장제한 담임목사-“장병들의 환한 웃음이 봉사단 힘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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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고맙다는 한 줄의 편지가 봉사단 힘의 원천입니다.”

 장년부가 120여 명에 불과한 창성교회는 군부대 짜장면 봉사를 위해 헌금을 따로 걷는다. 또 섬을 비롯한 격오지를 마다하지 않는다. 다음달 6일에는 흑산도에 주둔 중인 해군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나눔봉사단이 이렇듯 군부대 짜장면 봉사활동에 정성을 기울이는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장제한(사진) 담임목사는 아들 같은 장병들의 환한 웃음을 볼 때마다 봉사활동을 멈출 수 없다고 답했다.

 “오히려 저희가 고맙죠. 몸은 조금 힘들지만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국군 장병들의 수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죠.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힘이 불끈 솟는다는 장병들을 보면 왜 더 일찍 시작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감이 듭니다.”

 나눔봉사단의 짜장면은 부대 밖에서 먹는 짜장면과는 조금 다르다. 식품유해 첨가물인 화학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기 때문이다. 오로지 사랑과 정성이라는 조미료만 첨가한다. 더불어 정통 중국요리 경력 17년을 자랑하는 ‘특급 주방장’이 조리 과정을 진두지휘한다.

 “올해 4월 초 해군1함대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몇 통의 편지를 받았죠. 병사들이, 초계함 함장이, 사령관이 정성스럽게 자필로 써서 보낸 글을 읽고 봉사단 전원이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이러한 감동이 봉사활동을 그만 둘 수 없게 하는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장병들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짜장면 봉사를 열심히 하겠습니다.”


글·사진= 윤병노 기자 trylover@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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