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이라는 말이 있다. 나무 위에서 잔다는 와신(臥新)과 쓸개를 먹는다는 상담(嘗膽)이 합쳐진 말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오나라 합려는 월나라 왕인 구천과 싸우다가 패했다. 합려는 죽으면서 아들인 부차에게 원수를 갚아달라고 부탁했다. 오나라 왕이 된 부차는 나무 위에서 잠을 자고 신하들에게 아버지의 유언을 외치게 했다. 이후에 부차는 월나라를 공격하여 승리하고 월나라 왕 구천은 도망을 쳤다. 오나라의 충신인 오자서는 구천을 죽여야 한다고 했으나 부차는 구천을 살려주었다. 구천은 항상 쓸개를 두고 쓴 맛을 보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20년이 지나 이제는 구천이 오나라를 쳤다. 부차는 패배의 결과를 견디지 못하고 자결하여 구천이 천하의 패자가 되었다. 이러한 내용을 배경으로 하는 와신상담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괴로움을 참고 견딘다'는 뜻이 되었다.
오늘 에스겔서 4장과 5장에도 와신상담과 같은 일을 에스겔에게 명령하셨다. 에스겔 4장에서 에스겔은 이스라엘 백성을 대신해서 좌로 누워서 390일을 우로 누워서 40일을 지내야만 했다. 좌는 북 이스라엘 족속의 죄 때문에, 우는 남 유다의 죄 때문에 담당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반드시 에스겔의 얼굴은 예루살렘을 향하고 팔을 걷어 올려서 예언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의 몸을 줄로 동여매어 이리저리 구르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밀고 보리와 콩과 팥과 조와 귀리를 섞은 떡을 만들어 옆으로 누운 날 수인 390일 동안 먹게 하셨다. 이 날 수 동안에 음식물은 때를 따라서 하루 이십 세겔씩 먹고, 물도 육분의 일 힌씩 때를 따라서 마시게 하셨다. 그리고 떡을 구울 때는 인분 즉 사람의 똥으로 구워 먹으라고 하셨으나 에스겔의 요청에 따라서 소 똥으로 떡을 굽게 하셨다.
에스겔 선지자에게는 너무나 억울하고 가혹한 처사였다. 그의 죄악 때문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죄악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에스겔이 감당하는 날들을 하루 일 년으로 셈하여 그들의 죄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하셨다. 에스겔 선지자는 이 모든 일을 담당하면서 하나님의 괴로움과 고통을 직접 온 몸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안타까운 심정을 누구보다도 깊이 깨닫고 하나님의 뜻을 전파할 수 있었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어리석은 백성은 하나님의 심판을 통해서만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깨닫고, 지혜로운 백성은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서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깨닫는다는 사실을 알게 하신다. 지혜로운 자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고 삶의 목적과 이유를 확실하게 알게 된다. 사순절 기간에 성령님을 통해 하나님의 지혜를 받아 누리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