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시대에 경험한 합병의 기적

분열의 시대에 경험한 합병의 기적

[ 목양칼럼 ] 장제한 목사4

장제한 목사
2019년 03월 01일(금) 09:36
영적으로 혼돈의 시대, 사회로부터 불신을 받는 오늘의 교회 모습은 우리들이 자초한 일이다. 타락한 영혼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는가. 이웃 교회를 비난하고 간섭하며 비평하고 평가하는 눈으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교회를 개척할 때 '건강한 교회, 행복한 가정'을 비전으로 세웠다. 소박한 꿈을 가진 가족같은 교회이면서 영적으로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대답은 성경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눈물의 빵을 먹어본 사람은 한 조각 빵의 의미를 안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빵이 기쁨을 제공한다. 영적으로 갈급한 영혼에겐 하나님의 말씀이 생명의 젖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 나의 경험이나 지식을 전하는 것이 아닌 오직 말씀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목사가 되길 소망해 본다. 물은 깨끗하지만 수도관이 녹슬어 있으면 마실 수가 없다. 말씀을 전하는 목사가 타락하면 결국은 그 물은 마실 자가 없을 것이다.

옹달샘과 바다는 사명이 다르다. 바다처럼 큰 물고기가 없다고 옹달샘이 바다를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 숲속의 작은 동물과 새들이 찾아와서 목을 축이는 사명만 완수하면 된다. 개척 초기에 부흥을 위해 기도하던 중 섬김의 비전을 깨닫고 소외된 이웃들을 돕는 일에 매진할 때 주변 사람들이 "목사님, 그래도 교회를 건축해야 합니다"라며, 충고를 했다. 그러나 '건축을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고, 오직 사명만 감당하자는 감동을 억제할 수 없어서 교인들과 함께 기쁨으로 달려왔다.

가정집 크기의 지하실에서 부근에 신축한 두 배 정도의 공간으로 이전했더니 월세 비중이 높아졌다. '건강한 교회를 만들자는 비전에 함께하는 교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쁨에 창립 후 15년 동안 한 푼의 건축헌금도 모으지 않고 섬김에만 힘썼다.

그런데 5년 전쯤 해외 자장면 사역 준비로 분주할 때 선배 목사님으로부터 어려움에 처한 교회가 있는데 함께 가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일단 자장면 사역을 마치고 방문하기로 한 필자는 두 주 정도 후 전화를 드렸다. 바로 선배 목사님의 주선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교회의 원로 목사님을 만났다. 그런데 원로 목사님은 필자와 뜻이 통했는지 쉽게 필자의 교회와 합병을 결정했고, 그로부터 두 달 후 필자가 시무하는 창성교회와 하누리시민교회는 합병했다. 서로 교단이 달랐는데,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합병이 이뤄졌다. 교회명은 창성시민교회로 하기로 약속하고 2013년 5월 19일 합병예배를 드렸다. 우리교회로서는 실로 기적같은 일이었다. 대지 2000㎡(600평)에 건평 1250㎡(380평)인 현재의 교회가 바로 그곳이다. 싸움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 이 시대에 필자는 아무런 조건이나 문서도 없이 두 교회가 하나 되는 놀라운 은혜를 체험했다. 이 큰 은혜 역시 지역사회와 복음을 위해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이 은혜를 감당하기 위해 우리는 앞으로도 헌신할 것이다.

장제한 목사 / 창성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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