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자장면'을 아시나요

'눈물의 자장면'을 아시나요

[ 목양칼럼 ] 장제한 목사1

장제한 목사
2019년 02월 01일(금) 13:31
우리교회가 자장면 사역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두 가지다. 먼저 왜 이 일을 하게 됐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이다. 우리교회가 자장면 사역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아주 평범한 헌신이었다. 우리교회에 등록한 17년 경력의 조선족 출신 주방장이 재능기부를 원했고,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가게가 쉬는 날에 맞춰 작은 규모로 양로원을 방문하게 됐다. 일류 요리사가 만든 자장면이어서 맛은 정말 좋았다.

그런데 IMF사태가 터졌고, 그 주방장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한 달에 한 번 하던 봉사가 매주로 바뀌었다. 그때 위기가 찾아왔다. 교회가 재정적으로 예산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이것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때 소설가 정연희 권사님 가정에서 낡은 승합차로 장비와 재료를 나르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1톤 탑차를 기증하여 주었다. 그러나 재료비는 계속 늘었고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달았다. 그 때 군부대를 대상으로 세탁사업을 하던 장로님 가정이 수익의 십일조를 자장면 후원금으로 내놓으면서, 자장면 선교는 군부대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철원 산정호수 근처 부대였고, 580명을 섬기게 됐다. 군부대 안에서 자장면을 먹은 병사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지금도 생생하다. "감사히 먹겠습니다"라는 우렁찬 외침과 우리가 복귀하는 길에 두 줄로 도열해 손을 흔들던 모습에 봉사자들은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 감격과 은혜 때문에 우리는 멈출 수 없었다. 우리는 함께 기도하며 교회 청년들이 복무하는 부대를 중심으로 방문을 이어갔다. 이것이 더 발전해 이제는 재난 현장에 급식을 위해 긴급출동할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추게 됐다. 우리교회엔 독특한 것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자장면 헌금봉투다 '너희가 먹을 주라(막6:37)'는 성구가 뒷면에 적혀있다.

이 사역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아무도 모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역은 바로 장호원에 있는 군교도소 방문이다. 군교도소는 외부 사식이 반입되지 않는데 한 기독교인 사형수가 두 달째 자장면이 먹고 싶어 기도하고 있다는 사연을 듣게 됐다. 우리는 바로 그곳에 달려갔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 된 곳이었지만 하나님의 자장면은 감옥 안까지 배달되는 역사가 일어났다. 헌병이 다가와 재소자들이 목사님의 기도 후 자장면을 먹겠다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곳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들을 보는 순간 마음 약한 필자는 펑펑 울어버릴 것 같아 끝내 가지 않았다. 이후 그 사형수는 교회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일꾼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매우 작은 한 부분에서 우리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1월 23일엔 특전사령부를 방문해 1000명의 장병들과 식탁교제를 나눴다. 2019년엔 몇 명의 장병들과 만날 수 있을까? 기다려지고 기대 된다. 우리가 전하는 자장면 한 그릇 속에 주님의 복음과 사랑이 담기길 소망한다.

장제한 목사 / 창성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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